김쓰 2023. 9. 2. 18:45
반응형

글, 사진 / 김쓰

 

일본에서는 '-하라'문화가 있다. 그 중 몇년전부터 개념화되어 문제되어 온 것이 카스하라, 한국식으로 말하면 고객 갑질이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에서도 보도된 적이 있었던 카스하라는 해가 갈수록 심해져 이제는 카스하라를 근절하기 위한 일본 내 캠페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카스하라란?

 

카스하라는 일본식으로 고객(customer)을 뜻하는 영문 발음 카스타마와 괴롭힘(harassment)의 일본식 영문 발음인 해러스먼트가 합쳐진 합성어이다. 일본에서는 고객이 직원의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야단을 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행위를 카스하라라고 한다. 한국식으로 보자면 고객 갑질인 것이다. 

 

일본의 '-하라'문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본에서는 말 끝에 -하라 라는 말이 붙는 것들이 몇년전부터 눈에 띄게 생겼다고 한다.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기존의 잘못된 관습들에 대한 불만으로 이것들을 정의하는 말들이 생겨난 것인데,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들이 단어 속에 포함되어 있다.

  • 마리하라 : 미혼자에 대한 연애 및 결혼 종용
  • 마타하라 : 임신 및 출산 여성에 대한 무배려
  • 모라하라 : 직장 내 특정인 무시와 따돌림
  • 세카하라 : 성희롱 및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 아카하라 : 대학교수의 학생에 대한 연구 및 논문 불이익
  • 에이하라 :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행해지는 직장 내 차별
  • 젠하라 : 고정된 성 역할 강요

 

다이이치 관광버스의 카스하라 광고

 

일본 아키타현 노시로시의 버스회사 '다이이치 관광버스'에서는 아키타현의 지역신문에 '그 불만, 지나친 것이 아닌가요?'라는 제목의 지면광고를 냈다고 한다. 광고에는 버스회사 다이이치 관광버스에 대한 광고 대신 소규모 회사인 다이이치 관광버스가 고객 갑질로 인해 버티기가 어렵다는 내용을 실었다. 다이이치 관광버스의 카스하라와 관련된 광고는 많은 좋아요를 받으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카스하라 근절 캠페인

 

작은 규모의 버스회사에서도 카스하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만큼 일본 내 카스하라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사회에서는 이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하고 있을까?

  • 일본 후생 노동성에서는 폭력, 폭언 등을 강요하는 클레임, 지나친 것 아닙니까? 라는 내용을 포스터 등을 올리기도 하였다. 
  • 기업에서는 업무 중 착용하는 명찰 때문에 프라이버스 침해가 번번히 이루어지자, 풀 네임을 표기하는 대신 성과 이름 중 하나만을 쓰거나 영문 이니셜 등 만을 적도록 해 직원을 보호하기도 한다.
  • 일본 규수 사가시에서는 공무원 명찰에 성과 이름 대신 성만 쓰도록 했다. 사가시는 사명감 있게 일하자는 취지로 2001년부터 실명 명찰을 써왔었다. 다른곳이긴 하지만, 일본 아이치현의 일부 도시에서는 명찰에 성만 쓰고 그마저도 한자 대신 일본어 표기방식인 히라가나로 대신하였다. 

지자체까지 이러한 조치를 한 이유는 악성 민원인의 괴롭힘이 공무적 일을 처리하는 곳에서뿐만이 아닌 SNS에서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의 일환으로 소매업계에서는 직함이나 담당 업무만을 명찰에 기재하자는 제안도 나왔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름을 걸고 장사를 하거나 상품을 파는 명찰 문화가 뿌리 깊었다. 뿌리 깊은 전통과도 같던 일본의 명찰 문화는 일본의 고객 갑질인 카스하라에 의해 사라지게 되는 날이 곧 올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일본의 도로운송법에 근거하여 운전자 및 승무원의 이름을 승객이 보기 쉽도록 게시하는게 의무인 택시와 버스에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의하면 일본의 운송수단 종사자들의 의무였던 운전사와 승무원의 전체 성명 기재도 이번년도 여름부터 회사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하라'라는 문화는 없지만 고객 갑질과 같은 것들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일본처럼 사회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고객 갑질을 하여 이슈가 되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는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