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및 기타/생활정보

황필상법과 기부

김쓰 2023. 11. 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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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김쓰

 

180억 규모의 기부를 하였지만 이로인해 140억대의 증여세를 부과받고 법정 다툼을 하였던 기부자가 있다. 2018년 생을 달리한 기부자는 황필상 박사이다. 황필상 박사는 2002년 황필상 아주장학재단을 설립하여 아주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교의 학생들에게 수십억원 규모의 장학, 발전, 연구기금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황필상 박사의 기부

 

황필상 박사는 아주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하여 프랑스에서 국비 장학생으로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1984년부터 1991년에 걸쳐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를 맡기도하였는데 1991년에는 생활정보신문을 창업하기도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생활정보신문인 수원교차로는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2002년에는 황필상 아주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보유한 수원교차로 주식 90%를 재단에 기증하였다. 

 

당시 180억 규모에 이르던 이 기부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지원을 받았다. 사건은 2008년에 일어난다. 세무당국에서는 황필상 박사의 기부에 대해 증여세 140억을 부과한 것이다. 이때 그는 20억원의 개인재산을 강제집행 당하기도 하였는데, 재단에서는 장학지원 활동과 운영이 드러나있는데도 불구하고 거액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재판은 오랜 세월 진행되었다. 1심에서는 장학재단의 의견을 들어주었던 재판부에서는 2심에서는 황필상 박사의 경제력 승계 위험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마지막 대법원에서 있었던 2017년 4월의 판결에서는 경제력 세습과는 무관하게 기부를 목적으로 한 주식 증여에까지 거액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에서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법원에서의 판결이 선의의 기부를 배반하지 않게 결론이 났다는 것과 이후 황필상법이라고 불리우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만들어지는데 계기를 만들어주었다는것 정도일까?

 

황필상법이란?

 

2017년 11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조세소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 이후 성실공익법인에 주식을 기부했을때 상속세 및 증여세가 면제되는 주식출연한도를 기존 10%에서 20%로 높이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른바 황필상법이라고 불리우는 이 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피상속인이 공익법인에 내국법인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기부하였을때, 주식총수의 5%를 한도로 출연 받은 주식에 대한 상속 및 증여세가 면제되고, 공익법인 중에서 대기업과 특수관계에 있지 않은 성실공익법인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었을때 주식 총수의 10%까지 비과세 한도를 인정하고 있었다. 

 

이 개정안에 따라 공익법인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나 편법상속 및 증여수단으로 이용되어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것은 신중히 해야한다는 시각이 있었으나, 개정안에 따르면 상속 및 증여세 비과세가 적용되는 성실공익법인의 주식 보유한도를 20%로 올렸을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이 달려있다고 한다. 

 

세금으로 인해 막힌 기부

 

황필상법 이후 세금으로 막힌 기부는 완전히 사라졌을까? 2023년 7월 부산에서는 세금으로 막힌 기부 사례가 있었다. 2022년 12월 해운대구 재송동에서 오래 거주한 고인의 뜻을 받들어 고인의 유족들이 해운대구 반여동 산153과 산205-1 일원의 산림 13,000㎡을 기부하려 했으나 해운대구에 기부하려던 유족이 세금 문제로 기부의 뜻을 접었다. 시가 15억 가치의 토지를 기부하면서도 유족에게 상속된 토지에 대한 취득세 등 세금 1,600만원을 면제 받을 길이 없었던 것이다. 

 

고인이 살아있을때 기부채납이 이루어졌다면 세금 문제가 없지만 고인의 사망과 동시에 이 땅이 상속되면서 유족이 등기를 해 취득세를 납부한 후 기부해야하기 때문이다. 부과된 세금은 취득세, 농어촌특별세,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하여 1,600만원이었다. 기부를 하려면 기부도 하고 취득세도 내야하는 것이다. 해운대구에서는 지방세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 등을 검토하였지만 취득세 면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였고 기부는 없던 일이 되었다.

 

꼭 필요한 세금도 있겠지만, 기부를 함에 있어서 세금 때문에 막히는 일은 적어도 없어야 하지 않을까? 법이 바른 기부를 장려하기보단 막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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