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김쓰
군주제가 시작되면서부터 함께해 온 시녀제도. 유럽의 군주제와 관련된 영화들을 볼때면 항상 존재하는 그들을 보며 시녀제도는 어떤 것일까? 라는 호기심에 글을 써보려 한다.
시녀란?
시녀의 개념은 중세 이래 유럽 역사에서 여왕이나 왕비, 공주 등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해왔다. 여왕, 왕비, 공주가 옷을 입거나 목욕을 할 때에도 시녀가 도움을 줬으며, 초창기에는 급여를 받는 하인들이 그 역할을 했다고도 전해진다. 영국의 군주제가 1066년 윌리엄 1세로부터 시작되었으니 시녀제도 역시 그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었을것으로 추정된다.
시녀의 역할
중세 유럽의 궁중에는 시종과 종자들이 있었다. 그에 대비되는 여성 귀부인들의 수행원이 시녀다. 시녀는 지체 높은 가문의 부인이나 영애가 맡던 직책이었는데, 왕권이 매우 강했던 루이 14세기 프랑스 궁정 법도에 따르면 궁중 시녀장은 최소 백작부인 이상의 신분을 가진 귀부인만이 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왕족은 물론 귀족들에게도 시녀는 있었다. 주로 왕족의 시녀가 대귀족 가문의 부인이나, 영애, 심지어 왕의 서녀가 맡기도 하였다. 귀족의 시녀는 그보다 하급 귀족 가문의 부인이나 영애가 맡는 식이었다.
출신이 고귀했던 시녀들은 청소, 빨래와 같은 노동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녀들은 주로 말동무 상대가 되어주거나, 치장에 대한 조언, 수행비서 역할, 그 밖에 행정 업무 등을 맡았다고 한다.
시녀 출신의 왕비 "앤 불린"
모든 이야기들에 사랑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높은 신분의 시녀들은 궁중에서 일하다보니 시녀 출신의 왕비도 있었다. 헨리 8세의 2번째 왕비가 된 앤 불린이 바로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앤 불린은 엘리자베스 1세의 생모로 유명한데, 왕비로 재임한 기간은 1085일로 약 천일정도로 결국 처형됨으로써 생을 끝마친다. 굉장히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아왔기에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왕비 중 한명이다.
앤 불린과 관계된 창작물로는 "천일의 앤", "천일의 스캔들", "튜더스", "울프 홀"등이 있다. 다양한 배우들이 연기한 만큼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나라의 궁녀는 유럽의 시녀와 어떻게 달랐는가?
궁녀는 동아시아권의 궁정에서 일했던 여성을 말한다. 서양의 시녀와는 개념이 다른데, 조선시대의 궁녀는 내명부에서 공식적인 품계를 가지고 있었다. 궁녀는 궁노비로, 조선 후기에 만든 속대전과 대전회통 형전에도 명시되어 있다. 본래는 공노비 중 궁녀를 선발하였으나, 순조 1년 공노비 제도가 혁파되며 공노비 중에서 궁녀를 선발할 수 없게되자 이후 궁녀 선발은 대부분 양인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실록에 따르면 궁녀의 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태종실록에서는 궁녀의 수는 수십 명 정도 였다고 하고, 효종실록에 따르면 세종대왕 시대 100명에 근접하였다고 한다. 인조실록에서는 구체적인 수가 나열되기도 하였는데 내관이 160명, 나인이 230명, 별감이 150명이라는 내용으로 궁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수를 구체적으로 기록해놓았다. 이 수는 시대에 따라 더욱 늘어나 600여명의 수가 되기도 하였고 다시 줄어들어 200여명 정도로 줄어들기도 하였다.
문화적으로 비슷했던 당시 동양의 상황상 어느 나라이든 궁녀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라, 고려, 조선 등 각 시대마다 궁녀는 다 존재했으나 각 시대마다 궁녀를 뽑는 기준이나 역할 등은 조금씩 달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궁녀하면 쉽게 떠오르는 단어는 삼천궁녀를 떠올릴 수 있는데, 왕이 수많은 여인을 거느린다는 관념적인 말일뿐 실제 숫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찰스 3세의 왕비인 카밀라 왕비가 폐지한 영국의 시녀 제도
현대에도 유럽의 군주제 국가에서는 시녀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예부터 이어져 오던 시녀들의 역할을 거의 그대로 수행하고 있는데 말동무, 개인비서의 역할이다. 카밀라 왕비는 시녀 대신 Queen's Companions 로 바꾸겠다고 밝혔는데, 기존에 시녀들이 수행했던 일상적, 행정적인 역할을 아예 폐지하고 공식적인 행사에서 왕비를 보필하는 수행인의 역할을 맡게 된다고 한다.
이상으로 유럽의 왕권과 관련된 드라마와 영화들을 보면서 실제로 시녀들은 어떠한 역할을 맡았을까? 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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