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사진 / 김쓰
와인하면 떠오르는 몇 안되는 곳 중 한 곳인 프랑스, 프랑스에서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해 수영장 100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와인을 폐기한다고 한다. 와인 수요는 줄고 있지만 여러가지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생산비용은 증가함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인 생산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어떻게 된 것일까?
정부 차원에서 와인을 폐기하는 프랑스
지난 8월 26일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등과 같은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가 2억1천6백만 달러를 들여 약 6천6백만 갤런에 달하는 와인을 폐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는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백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정도의 양이라고 한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와인을 폐기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와인의 가격 폭락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와인의 공급량 대비 소비가 줄어들면서 와인을 생산하는 생산자 입장에서 이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인의 연간 와인 소비량은 약 100여년 전인 1926년 136L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하여 올해는 40L 정도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이에 지난 6월 유럽연합에서 프랑스에 와인 폐기비용으로 1억7천2백만달러를 지원하였고 프랑스 정부에서는 여기에 추가 자금을 더하여 지원한다고 하였다. 물론 단순 폐기만을 위한 지원은 아니고, 지원을 받은 와인 생산업자는 생산된 와인을 청소용품과 향수 등으로 재생산하여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프랑스에서만 와인 소비량이 줄었을까?
이처럼 프랑스 와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으로서 와인을 폐기하게 된 프랑스. 프랑스 자국 내에서만 프랑스 소비량이 줄어든 것일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중 한곳인 칸타르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의 레드와인 소비량은 지난해까지 10년간 32%가량 줄었다고 한다. EU 집행위원회에서 조사한바에 따르면 이러한 와인 소비량 감소는 프랑스 자국 내에서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유럽 전역의 문제로 보인다. 포르투칼에서는 34%, 독일에서는 22%, 프랑스에서는 15%, 스페인에서는 10%, 이탈리아에서는 7% 등 프랑스 자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와인소비가 줄어듦에 따라 와인 가격 방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로 보인다.
프랑스의 와인 폐기, 예상치 못한 일이었을까?
엄청난 규모의 정부 보조금을 들여 와인을 폐기하는 프랑스 와인 업계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 차원에서 와인을 폐기하는 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을까? 프랑스의 와인 시장을 오래도록 연구해 온 뉴햄프셔대학교의 엘리자베스 카터 교수는 어쩌면 예상할 만한 상황이었으리라 평하고 있다.
카터 교수의 말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19세기부터 와인 과잉 생산으로 어려움을 겪어왔기에, 정부 차원에서 수량을 제한해 잉여 물량을 없애고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전부터 프랑스에서는 와인 생산자들이 포도를 얼마나 재배해야 할지 와인의 양은 어느정도가 적당한지를 오랜시간 토론이 있어왔다고 하였다. 정부차원의 거대규모의 와인 폐기가 대단한 것이긴 하나, 이전에도 프랑스에서는 와인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어떤 경우에는 생산자에게 포도나무를 몇 그루까지 재배가능한지, 나무끼리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어야하는지까지 규제한적도 있다고 하니 이번 일이 썩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와인 생산자들이 와인 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었다 하더라도, 생산 농가들의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았다면 이처럼 많은 양의 와인이 폐기되진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와인 농가들이 와인 폐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월간 와인 생산자 물가지수는 올해 6월 110.9로 작년 동기에 비하면 약 6%정도 하락한 수치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와인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판매 가격을 적정한 선에서 방어하는 것이 힘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보니 와인 농가들에서도 적극적으로 이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아페리티프 와인 연맹, 증류주 연맹 등에서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어 와인을 폐기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와인 가격을 낮출 수는 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겠지만,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와인보다는 주류소비가 청량감이 있는 맥주쪽으로 그 소비가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맥주의 판매량이 올해 처음 와인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하니, 추측정도는 아닌 것이다. 그와 더불어 와인업계에서 인정받는 대회 중 하나인 디켄터 세계 와인 대회에서는 최고상이 호주 와인에 돌아갔고, 베스트 인 쇼 라벨을 획득한 와인 50병 중 10병이 호주산이었음이 CNN을 통해 소개되기도 하였는데, 이는 와인하면 떠오르는 곳이 프랑스가 아니라 다른곳으로 옮겨갈 수도 있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이상으로 정부차원에서 와인을 폐기하는 프랑스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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