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4 신라의 달빛이 머무는 곳, 동궁과 월지 이야기 글, 사진 / 김쓰 경주의 밤이 아름다운 이유가 무엇일까. 천년 고도의 역사가 현대의 조명과 만나 환상적인 야경을 만들어내는 곳이 있다. 바로 동궁과 월지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이곳은 신라 왕실의 별궁이자 연회장이었던 특별한 공간이다. 안압지에서 동궁과 월지로 2011년, 오랫동안 사랑받던 '안압지'라는 이름이 '동궁과 월지'로 바뀌었다. 사실 안압지는 신라가 멸망한 후 폐허가 되어 기러기와 오리만 날아드는 쓸쓸한 연못이 되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원래 이곳은 문무왕 14년(674년)에 조성된 신라 왕자의 거처인 동궁과 아름다운 연못인 월지가 있던 곳이다. 동궁은 왕위를 이을 태자가 머물던 궁전이었고 월지는 바다를 상징하는 인공 연못이었다. 이름을 바꾼 것은 단순한 명.. 2025. 7. 20. 천년 왕국의 물길, 경주 월성 해자를 거닐다 글, 사진 / 김쓰 경주를 여행하다 보면 신라 왕궁터인 월성 주변에서 독특한 물길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월성 해자이다. 현대의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고대 방어시설이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천년 전 신라인들의 지혜가 담긴 이 특별한 공간을 함께 걸어보자. 해자, 신라 왕궁을 지킨 물의 성벽 해자는 성곽 주변에 파놓은 물로 채운 도랑으로 적의 침입을 막는 방어시설이다. 월성 해자는 단순한 방어 목적을 넘어 신라 왕경의 도시계획과 물 관리 체계의 핵심 요소였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발굴조사를 통해 월성 해자의 규모와 구조가 점차 밝혀지고 있다. 처음엔 단순한 물길로만 여겨졌던 이곳이 실은 신라인들의 놀라운 토목 기술과 도시 설계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였던 것이다. .. 2025. 7. 20. 신라 인면 상감 유리구슬, 천년을 이어온 미소 글, 사진 / 김쓰 유리구슬. 그 맑고 투명한 빛 속엔 누구나 어린 시절 그리움 하나쯤은 담겨 있는 법이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할 신라 인면 상감 유리구슬은 그저 예쁜 구슬이 아니다. 얼굴을 새기고 은은한 상감기법을 담아낸 신비로운 이 유물에는 천년 신라의 정신과 기술, 교류의 이야기까지 함께 녹아 있다. 인면 상감 유리구슬이란 무엇인가? 신라 인면 상감 유리구슬은 유리 표면에 사람의 얼굴을 상감 기법으로 섬세하게 새겨 넣은 유물이다. 지름 1.8cm의 작고 동그란 유리 구슬에는 4개의 사람 얼굴과 더불어 새, 꽃나무 등 다양한 문양이 정교하게 상감되어 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오묘한 감탄을 자아내는 은은한 표정은 마치 천년 전 신라인이 건네는 미소처럼 다가온다. 이러한 문양들은 당시 신라인의 정신세.. 2025. 7. 16. 경주 양동마을, 500년 시간이 멈춘 마을 글, 사진 / 김쓰 지난 봄 4월, 경주 양동마을을 찾았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오래된 돌담길과 기와집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봄비가 지나간 뒤라 촉촉이 젖은 흙길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났고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양동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이지만 여전히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일상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곳은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가 대대로 살아온 양반 마을로 조선시대 전통 가옥과 유교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 오늘은 봄날의 양동마을에서 만난 우리 전통 건축의 아름다음과 그 속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살아있는 유교 문화의 보고, 경주 양동마을 경주 양동마을은 안동 하회마을과 더불어 주민들이 .. 2025. 7.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