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사진 / 김쓰
남해 용문사에는 괘불탱이라고 하는 보물 제1446호로 지정된 18세기 대형 불화가 있다. 이 괘불탱은 조선 후기 불교 미술의 특징과 당시 신앙의 단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괘불탱은 1769년 제작되었는데 삼베 바탕에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하는 삼존도 입상 형식으로 그려져 있는 불화이다.
괘불이란 무엇이며, 왜 특별할까?
괘불이라는 이름과 그 용도에 대해 궁금하지 않은가? 괘불은 '불화를 건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사찰의 전각 내부가 아닌 외부에 걸어 놓고 예불을 드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는 대규모 불교 의식을 야외에서 진행할 때 부처님의 존재를 상징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예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그려졌다.
괘불은 왜 대형으로 제작되었을까?
일반적으로 괘불의 크기는 10m가 넘는 대형 화폭에 그려지는 경우가 많으며 작은 경우라하더라도 4-5m에 달하는 크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대형 불화는 전각 내부에 수용할 수 없는 대규모 의식이나 야외에서 개최되어야 하는 불교 의식에 사용되었다. 조선 후기에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대규모 천도 의식이 활발히 개최되면서 괘불화의 조성이 본격화되었으며, 이는 야외 의식 전용 불화가 필요했던 당시의 상황을 보여준다.
괘불의 다양한 활용과 상징성
괘불은 평소에는 함에 넣어 전각 내부에 보관하다가 의식이 있는 날 아침에 중정으로 옮겨와 사용되었다. 이처럼 괘불을 옮겨와 펼치는 절차를 '괘불이운'이라고 하는데, 이때 암송되는 진언과 게송은 석가모니불이 영취산으로부터 내려와 법을 설하는 과정을 상징한다.
괘불화는 불보살에 대한 공양 의식인 상단권공에서 출발하여 이상적인 천도 의식인 영산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 영산회 -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설했던 인도 기사굴산에서의 설법 모임을 말한다.
괘불화가 걸리는 의식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사십구재, 예수재, 수륙재와 같은 천도의식부터 석가탄신일, 성도재, 불사 후의 낙성식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었다. 이는 당시 사찰, 승려, 신도들이 지녔던 법화신앙과 선종, 화엄, 미륵신앙 등 다양한 신앙적 요구를 의식이라는 매개를 통해 수용하고, 이를 독특한 불화 양식으로 표출했다는 큰 의의를 가진다.
남해 용문사 괘불탱의 예술적 특징과 기법
남해 용문사 괘불탱의 인물의 형태, 표정, 신체 비례 등에서 18세기 중반 이후 불화의 전형적인 양식을 잘 보여준다. 경직된 듯하면서도 조화롭고 세련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입체감을 더하는 고분 기법
남해 용문사의 괘불탱에서는 석가모니불과 보살의 옷 문양, 보살의 장신구에 고분 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분 기법은 평면적인 바탕재 위에 채색 안료를 두껍게 올려 입체적으로 보이게 연출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삼존도 형식의 구성
이 작품은 본존불상 좌우에 협시보살상만을 배치하여 삼존도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하단부의 화기를 통해 1769년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쾌윤 스님을 중심으로 한 화승들이 제작에 참여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해 용문사와 주변 문화재
남해 용문사 괘불탱은 2005년 9월 6일 보물 제1446호로 지정되었다. 괘불탱이 존재하는 용문사는 경상남도 남해군 호구산에 자리한 천년 고찰로, 신라 문무왕 3년인 663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용문사 경내의 다른 문화유산은 없을까?
용문사 경내에는 괘불탱 외에도 다양한 문화재가 보존 및 관리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지정 보물인 대웅전이 보물 제1849호에 속한다. 더불어 용문사 석불과 부도군, 문화재자료인 천왕각, 명부전, 건양2년영산회산탱, 소장문헌, 삼장보살탱, 건양2년신중탱 등이 보존 및 관리되고 있다.
이 대형 불화는 보존 및 처리 작업을 거쳐 2014년 11월 18일 보수 점안식을 봉행하였고 2023년 4월 16일에는 9년만에 일반에 다시 공개되기도 하였다. 남해 용문사 괘불탱은 단순한 불화가 아닌, 조선 후기 불교 신앙과 미술의 정수를 담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이다. 쉽사리 공개되지 않는 이 귀한 괘불탱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특별한 경험이자 큰 행운이 될 것이다.
상식을 넓히는 퀴즈
문제: 다음 중 남해 용문사 괘불탱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1) 남해 용문사 괘불탱은 보물 제1446호로 지정된 18세기 대형 불화이다.
2) 이 괘불탱은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하는 삼존도 입상 형식으로 그려졌다.
3) 괘불은 사찰 내부에서만 사용하며, 야외 의식에는 사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4) 괘불의 평면적인 바탕 위에 채색 안료를 두껍게 올려 입체감을 주는 기법을 고분 기법이라고 한다.
정답: 3번(괘불은 불화를 건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으며, 사찰의 전각 내부가 아닌 외부에 걸어 놓고 예불을 드리는 대형 불화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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