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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Korean History)/인물탐구(People in Korean History)

이순신 서간첩, 편지에 담긴 영웅의 마음

by 김쓰 2025.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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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이 편지를 써내려가는 모습을 형상화해보았다

글, 사진 / 김쓰

 

400여 년 전, 전쟁터에서 가족에게 띄운 편지 한 통. 그 편지 속에는 나라를 지키는 장군이 아닌 한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국보 제76호로 만나는 이순신 서간첩은 단순한 역사 유물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인간애의 기록이다.

 

 

이순신의 세 가지 유산 - 난중일기, 임진장초, 서간첩

이순신 장군이 남긴 친필 기록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전쟁의 기록인 「난중일기」7권, 임금에게 올린 전쟁 보고서인 「임진장초」, 그리고 사적 편지 모음집인 「서간첩」이다. 이 세 기록물은 모두 국보 제7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201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었다.

 

특히 서간첩은 다른 두 기록물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 난중일기가 전쟁의 일상을, 임진장초가 공식적인 전황 보고를 담았다면 서간첩은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기록물이다. 여기에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편지 속에 담긴 아버지의 마음

 

서간첩에 수록된 편지들은 주로 이순신이 가족들에게 보낸 것들이다. 특히 장남 이회와 현씨 집안에 보낸 편지 7통은 1928년 조선사편수회가 촬영한 유리 필름으로도 남아 있어 그 중요성을 더한다.

 

이 편지들을 읽다 보면 우리가 알던 성웅 이순신이 아닌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전쟁터에서도 가족을 걱정하고 자식들의 안부를 묻는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이 그것이다. 때로는 엄한 훈계를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그의 편지는 4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19세기에 다시 태어난 기록

 

흥미로운 점은 현재 전해지는 서간첩이 19세기에 후손들에 의해 정리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원본 편지들이 흩어지거나 훼손될 위기에 처하자 후손들이 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존한 것이다. 이는 개인 기록물이 얼마나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후손들의 노력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정수

 

조선시대는 기록의 시대였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같은 공식 기록물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일기와 편지도 활발히 작성되었다. 그중에서도 이순신의 기록물들은 당대 기록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서간첩은 단순히 개인적인 편지 모음이 아니다. 이는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한 개인이 어떻게 공과 사를 조화시키며 살아갔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언이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 했던 한 지도자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보존과 계승의 과제

 

서간첩을 비롯한 조선시대 개인 기록물들은 보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 일기나 편지는 대부분 좋은 품질의 종이를 사용하지 못했고 후손들에 의해 전해지는 과정에서 훼손되기 쉬웠다.

 

다행히 한지의 우수한 보존성 덕분에 많은 기록물이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실제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11건 중 8건이 전통한지로 만들어진 기록물(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의궤, 동의보감, 일성록, 난중일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이다.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서간첩도 그중 하나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손편지는 이미 낯선 것이 되어버렸다. 메신저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붓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이순신의 편지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서간첩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아무리 급박한 상황에서도 가족과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나라를 구한 영웅도 결국 가족을 그리워하는 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은 성공과 성취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상식을 넓히는 퀴즈

 

문제. 이순신의 친필 기록물 중 국보 제76호로 지정된 세 가지는 무엇인가?

정답: 난중일기(7권), 임진장초(1권), 서간첩(1권)

 

 

현재 이순신 장군의 서간첩 원본과 관련 유물은 충남 아산에 위치한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에 전시·보관중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올린 여러 보고서와 기록 문서를 중심으로 구성된 전시관으로 국보 제76호 난중일기 7권, 임진장초 1권, 서간첩 1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주소 - 충남 아산시 염치읍 현충사길 126

운영시간

  • 하절기 09:00 - 18:00(입장마감 17:00)
  • 동절기 09:00 - 17:00(입장마감 16: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 - 무료(기념관 관람 포함)

문의 전화 - 041-539-4600

 

관람팁

  • 입장 마감 시간을 미리 체크
  • 월요일에는 휴관하니, 다른 날 방문 추천
  • 주차와 경내 입장 모두 무료
  • 아이들과 함께라면 교육관은 4D 영상 체험도 추천
  • 사진 촬영시 주의 사항 - 내부는 플래시 금지, 음식물·애완동물은 출입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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